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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이전 해외여행/터키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터키5 - 샤프란블루 가는 길

by 어항님 2022. 11. 14.

시간이 좀 지난 묵은지 터키 여행기 올리는 어항입니다.

 

샤프란블루를 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여행 전부터 갈등이 많았습니다.

다녀온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았다고 하던데....

그리고 또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았지만 특별히 볼 것이 있는 곳은 아니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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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문제는 이동 거리입니다.

샤프란블루는 카파토키아에서 무려 10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곳입니다.

 

버스가 막히지 않고도 10시간 걸리는 곳이라니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닙니까!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버스로 6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곳...

 

비행기만 있다면 비행기를 타고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골 마을엔 공항따위는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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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고민 끝에 원래 계획한대로 샤프란블루로 향했습니다.

10시간이 아니라 12시간이나 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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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토키아 기념 티셔츠를 하나씩 사서 입었습니다.
 
네.네. 우리의 기둥 어린이는 차안에서도 독서를 열씸히 합니다.
'터키에서 보물찾기'책을 보고 또 봐서 저보다 더 터키 박사가 되어 가고 있는 있는 중입니다.
 
아주... 책에서 본 건 다 보러 가야 한다고 해서
이스탄불에서 책에서 나온 곳들 찾아 댕기느라 고생했어요.
 
게다가 책에서 본 건 또 다 먹어야 해서 돈두르마 아이스크림에, 케밥에... 다 먹어줘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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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다 지겨우면 만화도 한판 때려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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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버스는 이렇게 기내식마냥 간식도 나옵니다.

간단한 빵도 줘서 우리나라 국내선 음료서비스보다 훨 낫습니다. 

 

차내식 서비스를 위해 버스에는 운전사 뿐 아니라 서비스맨이라고 남자 차장도 같이 탑니다.

 

버스가 출발하면 가장 먼저 서비스맨이 물을 줍니다.

신기한 건 터키말로 물이 '수'입니다.

 

그리고 나면 잠시 후 콜라를 줍니다.

환타를 마시고 싶다고 하면 환타를 주기도 합니다.

사이다는 없습니다...

 

또 한시간 정도 지나면 이번엔 위 사진처럼

간단한 빵과 커피 또는 홍차를 줍니다.

 

수시로 음료와 간식을 먹다보니

터키 버스 여행은 예상과 달리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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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탄 메트로버스는 샤프란블루로 가는 가장 이상적인 스케줄을 갖고 있는 유일한 버스였습니다.

괴레메에서 아침 8시 30분에 버스를 타서 오후 2시에 앙카라에 도착하고

5분내에 샤프란블루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오후 4시 30분 정도에 샤프란블루에 도착하는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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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버스기사가 중간에 승용차랑 잠시 실갱이를 벌리는 바람에

5분정도 늦게 앙카라에 도착했습니다.

 

 

부리나케 뛰어 갔지만 샤프란블루가는 버스는 이미 떠나버렸고...

결국 2시간을 앙카라 버스터미널에서 기다린 다음 다음 버스를 타고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앙카라 버스터미널은 괴레메의 그것과 완전 달랐습니다.

어찌나 크던지.... 정신이 한개도 없었습니다.

버스 회사도 엄청 많고, 각각 오피스를 달리 운영하면서 버스표를 팔고 있어서

티켓 부스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애와 짐을 들고 버스표 알아보러 왔다갔다하기 번잡할 것 같아서

애를 적당한 의자에 앉혀 놓은 다음 혼자 메트로버스 티켓오피스에 다녀오니

검정색 이슬람복장으로 신체를 완벽히 가린 

어느 현지인 아줌마가 아이를 가리키며 니 애냐며 합니다.

 

저는 우리애가 혼자 무서워서 울기라도 했나 걱정하며

맞다고 하니 갑자기 저를 엄청 반가이 맞이합니다.

그래서 저도 엄청 반가워했습니다...뮝미???

 

 

지금 나에게 발생한 이 황당한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샤프란블루 가는 버스를 놓친 이 마당에...

새로 산 버스표로 샤프란블루에 도착한다면 저녁에 도착할텐데....

호텔에 방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하던 차에....

갑자기 이 여인이 제게 나타난 것입니다.  

 

첨 본 그 분한테 샤프란블루 호텔에 예약 전화를 부탁합니다.

아주머니는 기꺼이 전화를 해 주셨고 자기도 샤프란블루에 산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제가 너네집에서 하룻밤 재워줄수 있겠니? 했다면

'어브 코올스~~~ ' 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ㅋㅋㅋ

 

우리는 마치 오랫만에 만난 친구처럼 대화를 나눕니다...

그녀는 only 터키어로, 저는 짧은 영어로...

사용언어의 다름이 우리의 대화를 크게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만국공용어 바디랭귀지가 있었으니깐요.

 

 

헤어지면서 터키식으로 볼을 비비며 입으로 쪽 소리를 내는 인사를 나눴고...

저는 그런 식의 인사는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너무나 아쉬워하며 저희 아이랑도 터키식으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 아이가 너무 이뿌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볼 때는 그녀가 제 아이보다 열배는 더 이뿌던데...

비록 차도르로 얼굴의 많은 부분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정말 이뻤습니다.

 

네.네~ 그녀는 이 눈 찢어진 작은 동양아이가 넘 귀여워 보여서...

제게 그리 큰 친절을 베풀었던 것입니다.ㅎㅎ

 

차 시간때문에 재촉하는 남편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나면서

몇번이고 되돌아 보고 저희에게 인사를 하던 모습이

몇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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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의 모습입니다.
 

카파토키아에서 앙카라까지.

그리고 앙카라에서 샤프란블루까지 이어지는 터키내륙지방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이런 사막같은 곳에서 다들 어떻게 사는지...

샤프란블루에 가까이 접어들자 이제서야 강물도 흐르고 사람 사는 곳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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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는 여러 버스회사가 있고,

같은 곳을 운행해도 가격이 다 다릅니다.

 

이 메트로버스가 젤 좋다고 하는데.

좋은 버스라 그런지 서민보다는 말쑥하게 차려입은

좀 사는 사람들이 주로 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좀 덜 재미있었습니다. 

 

 

 

 

 10. 칼라파토글루 코나우 오텔
 
 
 
 
 

12시간이나 걸려 도착한 샤프란블루는 마치 그 먼길 온 것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듯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 샤프란블루의 추억이 떠오르며 가슴 한켠이 아릿해 옵니다.

 

돈밖에 모르던 괴레메 sos펜션에서 돈 버는 것엔 별 상관 안하는 듯한

이 호텔은 마치 체험 극과극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이랑 저랑 둘이 이 예쁜 방을 쓰며 낸 돈은 아침포함 20리라.

당시돈으로 우리돈 17.000원정도였습니다.

방이 어찌나 이뿌던지... 마치 동화속에 들어온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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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옆엔 타고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예쁜 양탄자도 깔려 있습니다.
저런 거 하나 사왔어야 하는데 이스탄불에서 하도 뽈뽈거리며 쫒아 다니느라 못 사왔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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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불 받침대도 너무 이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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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란블루마을의 밤이 깊었습니다.

 

조용한 이 시골마을은 마치 우리 시골같이 푸근하고 인심 좋은

제가 기대했던 터키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사진으론 절대로 표현할 수 없는 평화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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