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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해외여행/2013.10 리장

운남성 둘째날 1: 그림 같은 중도객잔의 아침

by 어항님 2022. 11. 14.

신용카드 회사를 통해 예약을 했기에 신용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차마객잔에서는 밤 늦도록 술먹고 뽕짝을 틀어놓고 춤추고 논다는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피하고 싶어서 고생스럽더라도 중도객잔까지 왔습니다.

 

고요한 산장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희의 기대는

어젯밤 중도객잔에 들어서는 순간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차마객잔에 50대 전후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 아저씨, 아줌마가 있다면

중도객잔에는 전세계에서 온 15명정도 되는 아이들이 밤늦도록 뛰어 놀고 있었습니다.

 

 

늘 그런건지, 아님 제가 갔을 때가 특이한 건지 서양 가족 여행객이 많았습니다.

서양 아가들도 우리 아이들 노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뭔 소린지 알 수 없으나 독일애. 프랑스애. 중국애 다 섞여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깔깔깔 거리며 놉니다.

 

여까지 올라오느라 힘들었을텐데...

역시 어려서 체력이 남아 도는지 잠 잘 생각을 안 합니다.

 

아무리 이쁜 애들이라 하지만...

50대 아저씨. 아줌마들이나 어린애들이나 시끄러운 건 매 한가지입니다.ㅠㅠ

 

화장실 냄새 때문에 창문을 다 열어놓고 자니 방음은 한개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쟤네들은 언제 잘까' 속으로 생각하며 끙끙거리며 누워있다보니

11시쯤 되니 주위가 조용해 지고 겨우 저도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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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에는 늦게까지 잘거야'라는 기대 역시 아이들의 지지배배거리는 소리에 저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다행히 공기 좋은 곳에서 푹 자서 그런지 그렇게 피곤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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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보니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인터넷에서 보긴 했지만 막상 제 눈 앞에 이런 광경이 있으니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

이 멋진 풍경을 이따위로 밖에 못 찍어내는 제 사진실력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제 화장실 냄새 따위는 나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의 지지배배 거리는 소리도 새소리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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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리해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아래로 쩔뚝거리며 내려가 봅니다.

첨엔 1층이었다는 객잔은 어느새 3층까지 올렸고..

오면서 보니 마을 입구에 공사하는 건물이 있던데 앞으로 새로운 객잔들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3층에 묵었는데 다리가 아파서 오르내리느라 고생스러웠습니다.

 

차라리 1층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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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와 화장실 냄새, 그리고 어젯밤의 오골계 사건으로 인해 이 객잔에 정이 좀 떨어진 상태였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살펴보니 나름 아기자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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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스레 국화꽃도 활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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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던 흔들의자도 곳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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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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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모습입니다.

늙은 부부가 소박하게 객잔을 운영할거라는 저의 상상과는 달리

주인 부부는 무척 젊었고. 일하는 사람들 또한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사진속의 여자아이는 어제의 어린 마부보다 더 어려보였습니다.

 

그리고 서빙하던 아이는 초등학생 나이였습니다.

바쁘고 힘들텐데도 싫은 모습 안 보이고 헤헤 웃으면서 심지어는 노래까지 불러가면서 일하는데

귀엽고 어이없어서 웃음도 나고... 짠하기도 하고...

또 밥 빨리 안 갖다 줄 때는 짜증나기도 하고... 보고 있자니 복잡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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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마을 나시객잔에서는 자리에 앉으니 차부터 내 주던데 요긴 '차도 한잔 안 주는구나' 싶었는데

담날 아침에 보니 부엌 옆에 이렇게 종이컵과 찻통이 놓여져 있고 맞은 편에 뜨거운 물통이 있었습니다.

맘껏 드시면 됩니다.

 

 

중국인들과 외국인들은 보온병을 다들 들고 다니면서 물을 담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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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올라가보니 서양인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부 일행이 아니고 각기 요기서 첨 만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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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가명)가 커피를 마시고 있네요.^^

저도 왠지 이런 곳에서는 커피를 마셔줘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에서부터 야심차게 준비해 왔어요.

(실은 커피 중독자라 산장에서 커피 못마실까봐 집에 보이는 거 몇개 넣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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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 커피예요. ㅎㅎ

달달하니 참~암 좋습디다.^^

 

산중 객잔에서는 커피 따위는 안 팔 줄 알고 준비해 왔는데...

중도객잔의 메뉴판에는 김치 말고는 없는 게 없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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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아이는 정말 귀요미였어요.

5-6살 정도로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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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요미네 가족이 아침식사를 합니다.

아이들이 이 멋진 산을 보고 얼마나 오래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귀요미는 애플파이를 아빠가 주문해 줬는데 엄청 큰 애플파이가 나와서

정말 신났다는 것은 오랫동안 기억하겠지요.

 

귀요미네 가족이 먹던 애플파이가 어찌나 크고 먹음직스럽던지.

애플파이를 좋아하는 저도 덩달아 하나 더 주문하고 싶었어요.

 

옆에 있던 조나단네 가족도 그걸 보고 아빠가 조나단을 위해 애플파이를 주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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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가족의 아침식사예요. ㅎㅎ

바나나 팬케익(15위안= 약 2700원) 과 볶음밥(10위안)이예요.

 

저 바나나케잌이 웃긴게 첨 주문한 사람은 바나나 토핑이 엄청 큰고 풍성한데

시간이 지날수록 바나나토핑이 작아져요.

저보다 먼저 위의 카트리나 언니팀이 먹던 바나나 팬케잌에 얹어진 바나나는 더 크고 많았는데

저보다 나중에 먹는 사람의 팬케잌에는 제것보다 더 작은 바나나가 얹어져 있었어요.

생각보다 바나나 팬케잌을 많이 주문해서 바나나가 부족해졌나 봐요.ㅋㅋ

 

볶음밥은 소금을 많이 넣었는지 좀 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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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요미네 가족은 벌써 떠난다고 기념 촬영을 합니다.

참 단란한 가족입니다.

어젯밤에 얘네들도 그리 신나게 떠들며 뛰놀았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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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기까지 온게 넘 아쉬워서 한참을 더 있다가 떠날 채비를 합니다.

언제 여길 다시 또 올 수 있을지...

직항이 없으니 참으로 가깝고도 먼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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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 길은 이런 경치를 20-30분 정도 보며 걷다가 내려가는 거였어요.

 

 

 

 

위 고도표의 중도객잔에서 가장 오른쪽의 객잔까지 평탄한 길을 걷다가 내려가는 거예요.

 

제가 첫날 호도협 오는 교통편을 미리 예약하지 않아 시간이 촉박해서 고생을 해서 그렇지

호도협 트래킹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사진속의 귀요미는 5-6살 밖에 안 되 보였고,

사진에는 없지만 사실 조나단은 10살 전후로 보였는데 자폐아이였어요.

조나단네 가족은 저희와 같이 산을 내려갔어요.

그리고, 어제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서는 오클랜드에 사신다는 뉴질랜드 할머니, 할아버지 팀도 만났어요..

 

호도협 트래킹은 특별히 체력을 요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체력이 부족하면 말타고 정상까지 갈 수도 있고,

것두 싫으면 차마객잔까지 빵차(합승택시라 생각하면 되요.) 타고 편하게 올라가서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까지 거의 평탄한 길을 걸으셔도 되요.

중도객잔에서 티나객잔까지(보통 이 객잔에서 차를 타고 리장이나 상그릴라로 이동해요.)는 산을 내려가는 길이라

다리가 불편하신 분이 있으면 역시 차 타고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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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협 트래킹 후기에 꼭 등장하는 관음폭포예요

사진 보곤 저게 뭐가 멋있나 싶었는데 막상 보니 멋있더라구요.ㅎㅎ

 

저 가운데 줄 같은게 길이예요.

무척 평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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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금사강이 좀 더 가까이 보입니다.

중도객잔에서 내려오는 길은 사진도 찍고 천천히 내려왔는데도 2시간이 안 걸렸어요.

오늘은 더 걸을 수 있는 힘이 남았는데 벌써 끝났다니 많이 아쉬웠어요.

어젯밤 차마객잔에서 잘걸 다시 후회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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