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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이전 해외여행/2010. 2 이집트

람세스 힐튼-카이로

by 어항님 2022. 10. 28.

2010 2월에 이집트 여행을 했더랬습니다.

그 땐 당연히 호텔 멤버쉽이 있는지조차 모를 때 였죠. ㅋㅋ

 

아마 지금 간다면 최소 골드는 달고 갈테고, 최대 다이아 달고 가서 스윗한 룸을 받던지 해서 최고의 호사를 누릴텐데 12년 전이라... 하지만 그 땐 젊음이 있었더랬죠. ㅎㅎ

 

여기 한번 스테이 하고 나니 수시로 힐튼양으로부터 메일이 왔었는데

그냥 다 skip 하다가 어느 순간 이마저도 귀찮아져서 스팸메일 처리를 한 건 아닌지....ㅠㅠ

 

예전 싸이 블로그에서 올린 글을 수정하여 올립니다.

 

 

 

1

 

 

 

처음 여행자들이 이집트에 도착하면

공항 택시 흥정부터 시작되는 끊임없는 흥정에 시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바가지를 뒤집어 쓰고선 나중에 쓴 웃음을 지으며 속상해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가기도 하는데...

새벽 2시 30분에 도착한 우리가 시내로 나가는 방법은 택시 밖에 없었다.

 

 

보통 1파운드(EGP)는 우리돈 200원정도인데

시내까지 택시비를 60파운드로 가면 잘 간거라고 했다.

보통 40파운드정도가 정상가란다.

('기발한 세계일주'에서 보면 주인공은 20불에 가면서

이집트 물가가 싸다고 무척 만족해 하기도 한다.ㅋ)

 

 

공항을 나오자 택시 아저씨가 우릴 부른다.

                                                                    

                                                             기사 : Hey! My Friend! Taxi?

                                                                        (아니 언제 봤다고 친구?)

                                                             나: 버스 타고 갈거야.

                                                            기사 : 이 시간에 버스 안 다녀.

                                                            나: 택시비 얼만데?

                                                            기사 : 100파운드

                                                            나: 50파운드

                                                            기사 : 70파운드

                                                            나: 50파운드

                                                            기사 : 60파운드

                                                            나 : 50파운드

                                                            기사 : 그래. 50파운드. 대신 톨비는 니가 내.

                                                            나: ok

 

 

뭐야! 이건 너무 쉽잖아.

역시 대한민국 아줌마는 흥정에 능하단 말인가!

사람들이 지루한 흥정에 시달려서야지 겨우 60파운드에 시내에 나갈 수 있다고 하던데...

이건 뭐 3분도 알 걸렸잖아.

 

 

어쨌든 나이 많은 택시 아저씨는 우리나라에서라면 수십년도 전에

폐차장에 보냈을만한 택시를 소중히 몰고 오셔서 우리를 싣으셨다.

남편은 어떻게 이런 차가 굴러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음날 우리가 시내에서 택시를 잡아 공항으로 갈 때는 젤 좋은 택시였는데 45파운드로 갔다.

물론 싱거운 흥정이 있긴 했는데 실제 미터기도 그정도가 나왔다.

 

 

이날 우리는 낡아빠진 택시를 비록 55파운드에 주고 왔지만

다음날 나는 전혀 억울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를 태워준 아저씨가 더이상 나같은 좀생이 아줌마 만나지 말고

돈 잘 쓰는 서양사람 많이 태워서 돈 좀 많이 벌어 멋진 차로 바꾸시고

이제는 그 새벽에 일 나오는 일 없었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다.

 

 

 

2


 

 

 

새벽 3시에 이집트에서의 첫 숙소에 찾아가야 하기에

찾기 쉬운 곳으로 정한 곳이 결국 카이로의 랜드마크격인 이곳 '람세스 힐튼 호텔'이다.

 

 

 

 

3. 1층 Pub

 

 

 

 

새벽에 도착해도 방 있으면 그냥 주겠지 싶었는데

비싼 호텔이라 그런지 전산상으로 새벽에 체크인을 하면 그 전날 투숙한 걸로 되어서

원래 호텔가격인 266U$를 더 내야 한단다.

그럴 수는 없지....

 

그래서 체크인이 가능한 시간은 오전 10시 이후란다.

그래서 새벽 3시 30분경부터 7시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로비에서 밍기적 거렸다.

 

별이 5개인 호텔 같았는데... 여하튼 그 새벽에도 청소하는 인부들이

부지런히 청소를 하였고...

호텔은 출입할 때마다 비행기 짐검사하듯이 보안 검사를 한 후 들어갈 수 있었다.

 

이곳은 바깥 세상이랑은 전혀 다른,

어쩌면 이집트에서의 별천지나 다름 없는 곳이었다.

 

아직은 이집트에 온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10시까지 호텔로비에서 밍기적거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운 우리는

로비 화장실에서 대충 세수와 이를 닦고

7시경에 기자피라미드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을 찾아갔다.

 

 

 

 

4 . 어이 없는 버스 정류장

 

 

 

 

 

인터넷에서 기자피라미드 가는 버스 타는 곳이 정말 어이 없는 곳이라고들 하며

사진도 올려 놓았었다.

 

이곳이 어떤 곳이냐하면

우리로 치면 외곽순환도나 내부순환도로로 올라가는 교각 바로 입구가 버스 정류장이다.

그러니깐 4차선 도로 중 2차선 도로 가장자리로

 우리나라에서라면 절대로 이런 곳에다 버스 정류장을 하지 않을 그런 곳이다.

 

물론 팻말도 그 어떤 표지도 없으며,

그냥 도로 위에서 서서 차들을 피해 가며 버스가 오면 손을 들고 타는 시스템이다.

처음에 남편한테 "저기가 버스 정류장인 것 같아" 하니,

"어떻게 저런 곳이 버스정류장이냐. 말이 되냐" 하였다.

 

카이로에서 사람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끊임없이 흥정을 해야 하는 바가지 상술도 있지만

것보다 더 큰 어려움은 도로 건너기이다.

 

차가 씽씽 달려오는 도로를 그냥 무단횡단해야한다.

횡단보도가 있긴 하지만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

신호등 따위는 없다.

도로도 4차선인데 차들은 5줄로 다닌다.

그야말로 무법천지...

 

처음엔 내가 하도 못 건너니깐 이집트 남자들이 내 팔을 잡고 같이 건너주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곳은 아닐거라고 남편이 단호하게 단정을 하는 바람에

친절한 이집션들한테 기자피라미드 타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우리의 친절한 이집션들은 몰라도 다 알려준다...

문제는.... 모르기 때문에 다들 틀리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어쨌든 몇번의 질문 끝에 내가 처음에 말한 곳이 기자피라미드 타는 곳이 맞았었고.

덕택에 나는 차들이 씽씽 달려오는 4차선 도로, 8차선 도로를 쉼없이 무단횡단을 해야 했다.-_-;;

 

 

 

 

5. 드디어 피라미드

 

 

 

 

 

어렵게 탄 기자피라미드행 버스는 이것 또한 가관이었다.

인터넷에서 다른 버스는 버스비가 1파운드인데 비해 이건 에어컨 달린 좋은 버스라서

버스비가 2파운드라고 했다.

좋긴... 도대체 뭐가 좋단 말인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우린 빨리 이집트에 적응해야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버스는 의자쿠션이 제대로 붙어 있지도 않았고,

왜 있는지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버스 커튼은 심하게 때에 찌들어서 내 몸에 닿을까봐 무서웠고.

것 또한 커텐 봉이 너덜너덜하여 내가 커튼을 젖히자 커튼 봉도 함께 떨어져서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버스 유리창은 한번도 닦은 적이 없는 것인지 너무나 먼지가 심하게 껴 있어서 바깥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다.

이 버스 역시 우리나라에서라면 진작에 폐차시켰을 그런 버스였다.

어쨌든. 이 버스 이후로 우린 더이상 이집션 현지인(?) 놀이를 그만 뒀다.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본 후

다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피라미드를 한참 돌아와서인지

우리가 내린 버스 정류장이 너무 멀었다.

 

도저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하얀 택시는 미터택시라서 따로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믿고 탔는데...

아뿔사! 하얀 택시중에서도 미터키 조작을 하는 놈이 있다더니 이놈이 그런놈이었다.

 

인터넷에서 미터기가 이상하게 많이 올라가면 빨리 내리라고 해서

내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놈이 이런걸 대비해서인지 내부순환도로 같은 자동차전용도로로 올라가버린다.

 

이젠 내릴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국 호텔에 도착해서 우리가 낸 돈은 60파운드나 되었다...

30파운드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이것이 우리가 이집트에서 택시한테 당한 유일한 사기였다.

 

이 이후론 하얀택시든, 까만 택시든 무조건 흥정, 흥정해서

대한민국 아줌마의 저력을 발휘하여 이집트에 사시는 교민들보다도 더 저렴하게 탔다.

 

 

 

 

6. 멋진 view

 

 

 

 

호텔로 돌아와서 방을 배정받았다.

 

내가 전망 좋은 방을 달라고 하자 21층의 이 방을 줬다.

23층부터는 이그젝티브룸이라고 최고급 방이다.

 

근데 내가 예약한 방은 킹힐튼룸이라고 정상가가 350U$정도 하는 더 비싼 방이었는데

워낙 특가로 예약을 해서인지 프론트에서 잘못해서 일반방을 줬다.

 

내가 따지니깐 이 방은 21층이라 뷰가 좋지만

킹힐튼룸은 2층밖에 안 남아있는데 어떻게 할거냐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엔 여기가 더 나을 거라고 했다.

이래저래 30시간이 넘게 누워보지 못해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이방으로 정해버렸다.

 

 

 

 

7. 카이로의 풍경 

 

 

 

 

어쨌든 view 하나만큼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돈이 좋구나 싶었다.

 

 

 

8.

 

 

 

 

근데 호텔이 오래되어서인지 좀 낡긴 했었다.

룸 컨티션만 봐선 3성 호텔 수준밖에 안 된다.

특히 저 7-80년대식 디자인의 쇼파는 제발 좀 바꿨으면 좋겠다.

힐튼양~ 듣고 있나?

 

어쨌든 다음날 조식때문에 더욱더 만족스러웠던 람세스 힐튼 호텔 되시겠다.

 

 

 

9.멋진 야경

 

 

 

저녁을 먹고 나오니 갑작스러 젊은 이집션들이 국기를 들고

노래하면서 어디론가 우르르 몰려들 간다.

알고 보니 이날이 아프리카컵 이집트 vs 가나 전 결승전이 열린다고 했다.

허름한 현지인 식당에선 이집션 남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미소를 띤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모두 한곳-TV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재밌었다.

 

결과는 이집트 승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갑자기 남편이 tv를 끄며 나더러 소리를 들으라고 했는데

잠결에 들어도 와~ 하는 그 함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카이로의 온 이집션들이 다 거리로 뛰쳐나왔는지 밤새 빠빵빵 빵빵! 하며 경적을 울리고.

새벽에 잠깐 잠을 깨서 보니 도로엔 아직도 국기를 들고 흔들며 다니는 사람이 한 가득이었다.

 

어쨌든 별 즐거움 없을 그들에게 큰 기쁨이었던 것 같아 나도 기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집트보다도 더 가난하여 즐길거리가 더 없을 가나 사람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전날 너무 피곤해서 카이로타워에 조명 들어오는 것도 못 보고 잤다.

남편은 봤다고 하는데 이뻤단다.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다. ㅠㅠ

 

 

 

10. 조식 식당 입구

 

 

 

 

booking.com 의 이 호텔 리뷰에서 보면

시설은 낡았지만 조식은 아주 좋았다고들 하였다.

 

호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갔는데 입구부터 음식들의 향연이 시작되어

나를 설레이게 했다.

 

 

 

11. 오믈렛 굽는 아저씨

 

 

 

 

음식은 종류도 너무 많고, 맛도 있고... excellent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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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좋은 아저씨가 핫케잌도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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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너무 이뻤다.

 

분위기 good~~~~

 

 

 

 

15.일식코너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작지만 일식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먹을 게 너무 많아서 이쪽은 거들떠 볼 겨를이 없었다.

 

 

 

 

16.햄과 치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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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노부부

 

 

 

 

우리도 늙어서 저렇게 다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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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힐튼에 머물면서

힐튼 호텔도 이렇게 후질 수 있구나 싶었는데

카이로 박물관에서 만난 한국인과 대화 중

카이로의 왠만한 호텔에선 욕실 물이 졸졸졸 흐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본인이 머물고 있는 호텔도 물이 졸졸 나와서 씻기가 무척 불편하다 하였는데

다행히 힐튼양 욕실 물인심은 후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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