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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이전 해외여행/2010. 2 이집트

도~~~~전! 이집트 4 - 첫날 오전 피라미드 : 경찰도 못 믿어ㅠㅠ

by 어항님 2022. 10. 27.

10시까지 호텔로비에서 밍기적거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운 우리는

대충 로비 화장실에서 세수와 이를 닦고

7시경에 기자피라미드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을 찾아갔다.

 

 

 

 1. 어이없는 버스 정류장


 

 

 

 

인터넷에서 기자피라미드 가는 버스 타는 곳이 정말 어이 없는 곳이라고들 하며

사진도 올려 놓았었다.

 

이곳이 어떤 곳이냐하면

우리로 치면 외곽순환도나 내부순환도로로 올라가는 교각 바로 입구가 버스 정류장이다. 

 

그러니깐 우리나라에서라면 절대로 이런곳에다 버스 정류장을 하지 않을 그런 곳이다.

 

물론 팻말도 그 어떤 표지도 없으며,

그냥 도로 위에서 서서 차들을 피해 가며 버스가 오면 손을 들고 타는 시스템이다.

 

처음에 남편에게 "저기가 버스 정류장인 것 같아" 하니,

"어떻게 저런 곳이 버스정류장이냐. 말이 되냐" 하였다.

 

카이로에서 사람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끊임없이 흥정을 해야 하는 바가지 상술도 있지만

것보다 더 큰 어려움은 도로 건너기이다.

차가 씽씽 달려오는 도로를 그냥 무단횡단해야한다.

횡단보도가 있긴 하지만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

신호등 따위는 없다.

도로도 4차선인데 차들은 5줄로 다닌다.

그야말로 무법천지...

 

처음엔 내가 하도 못 건너니깐 이집트 남자들이 내 팔을 잡고 같이 건너주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곳은 아닐거라고 남편님이 단호하게 단정을 하는 바람에

친절한 이집션들한테 기자피라미드 타는 곳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우리의 친절한 이집션들은 몰라도 다~~~아 알려준다...

문제는.... 모르기 때문에 다들 틀리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어쨌든 몇번의 질문 끝에 내가 처음에 말한 곳이 기자피라미드 타는 곳이 맞았었고.

덕택에 나는 차들이 씽씽 달려오는 4차선 도로, 8차선 도로를 쉼없이 무단횡단을 해야 했다.-_-;;

 

 

 

 

 

3. 드디어 피라미드


 

 

 

 

어렵게 탄 기자피라미드행 버스는 이것 또한 가관이었다.

인터넷에서 다른 버스는 버스비가 1파운드인데 비해 이건 에어컨 달린 좋은 버스라서

버스비가 2파운드라고 했다.

 

좋긴... 도대체 뭐가 좋단 말인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우린 빨리 이집트에 적응해야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버스는 의자쿠션이 제대로 의자에 붙어 있지도 않았고.

왜 있는지 존재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버스 커튼은 심하게 때에 찌들어서 내 몸에 닿을까봐 무서웠고.

것 또한 커텐 봉이 너덜너덜하여 내가 커튼을 젖히자 커튼 봉도 함께 떨어져 버려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상상해 보시라. 외쿡에서 버스를 탔는데 버스 커튼을 젖히자 커튼이 커튼봉과 함께 다 떨어져 버리는 상황을 

 

버스 유리창은 한번도 닦은 적이 없는 것인지 너무나 먼지가 심하게 껴 있어서 바깥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다.

 

이 버스 역시 우리나라에서라면 진작에 폐차시켰을 그런 버스였다.

 

어쨌든. 이 버스 이후로 우린 더이상 버스 타기를 멈췄다.

남편님은 차타고 가면서 이집트 풍경을 보고 싶은데 하나도 볼 수 없었다고 투덜거렸다.

우린 더이상 이집션 현지인(?) 놀이하기를 그만 뒀다.

 

 

 

 

4


 

 

 

 

아침 일찍 도착한 기자피라미드는 아직 매표소 문도 안 열고 있었다.

부지런한 우리의 일본인 단체 여행객들만이 매표소 앞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여행을 위해 이집트 역사 관련 책을 하나 읽었는데

"고고학자와 함께 하는 이집트"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확실히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가는구나! 싶었다.

우리나라에는 몇명이나 될까 싶은 이집트 고고학자들이 일본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고.

또 이집트내에서도 어느정도 그 기술을 인정받아. 고고학 발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이런 연구자들이 있어서인지 일본인들은 쿠푸왕 피라미드 내부를 볼 수 있는 입장권을 사기위해

새벽부터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쿠푸왕 피라미드내부는 하루에 일정명의 사람만 입장시키기 때문에 늦게 가면 볼 수 없을 수도 있어

보고 싶은 사람은 아침 일찍 가서 표를 끊어야 한다.

 

쿠푸왕 피라미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싸기만 하고 별 볼 거 없다고 잘 안 보는 편인데

일본인들은 고고학자들의 노력과 그 의미를 알고 있는건지

아님 패키지여행의 일정에 포함되어서인지 많이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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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진속의 피라미드는 일직선으로 쭉 뻗은 사각뿔모양이지만

실제로는 저렇게 큰 돌들을 쌓아 올린 거다.

 

저 돌 하나가 자그만치 2톤정도의 무게라고 하는데

기중기도, 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저 돌들을 쌓아 올렸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다고 한다.

 

3천년전 고대 이집트인들도 지들이 저렇게 만들것을 후대인들이

미스테리라 할 것이라고 예언했단다.

세상에 그걸 예언하다뉘....여튼 이집션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이없다. 

 

피라미드를 어떻게 쌓아 올렸는지도 미스테리이지만

이 피라미드의 용도가 뭐 였는지 역시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란다.

 

그래서 이야기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별의별 이야기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천체 관측용이었다는둥, 제사를 지내기 위한 것이라는 둥,

우주인이 와서 만들었다는 둥, 왕의 무덤이라는 둥..... 등등등

 

하지만 정통 고고학에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테리라는 것이 정설이란다.

다행히 맥주캔만한 쿠푸왕 조각품이 나와 시대만은 쿠푸왕과 그 아들, 손자시대의 것이라는 것은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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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한참 사진을 찍고 있는데 경찰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온다.

그러면서 둘이 같이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순진한 나는 이집트 경찰의 호의에 감사해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경찰은 요기가 사진이 잘 나오다. 이렇게 서봐라... 하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

.

.

두둥~

박시시(팁)을 달랜다.

 

헥! 이 무슨 시츄에이션

대한민국 아줌마를 뭘로 보고!

 

넌 경찰이잖아 하고 쌩가고 와버렸다. 

 

 

 

7


 

 

 

 

이 곳에는 여러개의 피라미드가 남아 있는데 피라미드 전망이 젤 좋은 곳은

걷기엔 멀 것 같고, 낙타를 타고 가야 하는데

이 낙타 몰이꾼들이 또 엄청난 사기꾼들이란다.

 

첨엔 40파운드(우리돈 8,000원정도)로 계약했다가

나중엔 40불(약 48,000원정도)이나 40유로(약64,000원)이라면서

돈 안주면 안 내려준단다.

 

낙타가 은근히 높아서 낙타몰이꾼이 안 내려주면 내릴 재간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결국 그 돈을 주고 내려온단다.

 

이런 얘기를 하도 들어서 안 탔는데....

다른 사람들이 낙타 타고 가서 멋진 view point에서 찍을 걸 보니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한민국 아줌마의 근성을 발휘해서

한번 해 볼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뒤에 있는 피라미드는 쿠푸왕의 아들 피라미드인데 윗부분의 대리석만이 조금 남아 있다.

원래는 전체가 저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대리석이었는데

이집션들이 자기들 집 짓는데 쓴단고 다들 떼어 가 버려서 지금은 저렇게 조금밖에 안 남아 있단다.

 

이것이 이집트사람들이 자신들의 유물을 대하는 모습이다.

 

조상들이 물려준 유적의 소중함... 뭐 이런 것은 없다.

그냥 내가 필요하면 떼서 가져가는 것이다.

조 윗부분은 떼어 가기엔 너무 높아서 남아 있는 것일 뿐!

물론 지금은 관광객들한테 삥뜯는 낙타 탄 경찰이 지키고 있어 못 떼어 가긴 한단다.

 

 

사실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는 워낙 인터넷에서 그 사진들을 많이 봐서인지

실제 볼 때는 감동이 별로 없었다.

정보의 홍수가 넘실거리는 인터넷은

여행지에서의 바가지나 사기는 어느정도 예방하게 해 주는 대신

여행지에서의 감동까지 예방해 버리는 것 같아 좀 아쉽다.

물론 남편님은 여행 전 인터넷 검색을 거의 안 하는 관계로 언제나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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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와 피라미드를 본 후

스핑크스와 피라미드가 가장 잘 보여서 세계 최고의 view를 자랑한다는

피자헛에서 아점을 먹으려고 했는데 우리가 너무 이른 아침에 가서 아직 문을 안 열었다.

 

그래서 다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피라미드를 한참 돌아와서인지

우리가 내린 버스 정류장이 너무 멀었다.

도저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하얀 택시는 미터택시라서 따로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믿고 탔는데...

아뿔사! 하얀 택시중에서도 미터키 조작을 하는 놈이 있다더니 이놈이 그런놈이었다.

인터넷에서 미터기가 이상하게 많이 올라가면 빨리 내리라고 해서

내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놈이 이런걸 대비해서인지 내부순환도로 같은 자동차전용도로로 올라가버린다.

이젠 내릴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국 호텔에 도착해서 우리가 낸 돈은 60파운드나 되었다...

30파운드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이것이 우리가 이집트에서 택시한테 당한 유일한 사기였다.

이 이후론 하얀택시든, 까만 택시든 무조건 흥정, 흥정해서

대한민국 아줌마의 저력을 발휘하여 이집트에 사시는 교민들보다도 더 저렴하게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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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와서 방을 배정받았다.

내가 전망 좋은 방을 달라고 하자 21층의 이 방을 줬다.

23층부터는 이그젝티브룸이라고 최고급 방이다.

 

근데 내가 예약한 방은 킹힐튼룸이라고 정상가가 350U$정도 하는 더 비싼 방이었는데

워낙 특가로 예약을해서인지 프론트에서 잘못해서 일반방을 줬다.

내가 따지니깐 이 방은 21층이라 뷰가 좋지만

 

킹힐튼룸은 2층밖에 안 남아있는데 어떻게 할거냐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엔 여기가 더 나을 거라고 했다.

이래저래 30시간이 넘게 누워보지 못해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이방으로 정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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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view 하나만큼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돈이 좋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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