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항입니다.
이 여행기는 '도~~~~전! 이집트 여행기'의 번외편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른 로마 방문기입니다.
어쩌다보니 로마는 이때가 4번째였고, 그래서 그냥 김포공항에서 서울 나들이 다녀오듯이 하였습니다.
로마공항입니다.
사진 왼편에 보이는 셀프서비스 기기를 이용해서 테르미니행 기차표를 사면 됩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알리딸리아 항공으로 이탈리아 항공이었다.
모든 비행기는 자국을 거치게 되어 있다.
카이로를 떠난 낡디 낡은 알리탈리아 소속 에어버스 비행기는
아침 일찍 우리를 로마로 데려다 주었다.
로마-카이로 구간 알리딸리아항공은 내가 타본 비행기 중 가장 낡은 비행기였다.
유럽에는 각 나라들의 대형 항공사분 아니라 수많은 저가 항공이 있어
유럽 사람들은 비행기를 고속버스 타듯이 타고 다니는 둣 하였다.
그래서인지 단거리 구간의 비행편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우리가 예약한 항공편은 로마에서 다시 오사카를 거쳐
오사카에서 다시 대한항공으로 인천으로 가는 비행편이었다.
로마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오전에 잠깐 로마구경을 하러 나갔다.
로마는 벌써 4번째다.
그래서 우린 마치 서울역에서 지하철타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공항철도인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고
로마의 중앙역인 떼르미니역으로 갔다.
로마를 여러번 방문했지만 모두 여름철이었고 겨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늘 내 머릿속에 로마는 풀들이 뜨거운 태양에 다 말라버러 황토색으로 기억되었는데
겨울의 로마는 푸릇푸릇하였다.
지중해성 기후는 겨울에 비가 많이 온다.
그래서 지중해지역인 이태리, 그리스는 겨울에 파릇파릇하고 여름엔 황량해진다.
로마에도 하루종일 비가 왔다.
우리는 그냥 다닐까하다가 계속 비가 와서 결국 우산 하나를 사서 같이 쓰고 다녔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그냥 판테온으로 향했다.
판테온에서 테르미니역으로 돌아 오면서 트레비 분수 등
각종 분수들을 구경하며 오면 될 것 같았다.
예전에 판테온을 로마 일일 투어 하며 가이드를 따라 왔었는데
그 때보다 개인적으로 우리 둘이 둘러볼 때 보니 훨씬 더 멋있었다.
아니 어쩌면 로마에서 너무 멋진 건축물들을 자꾸보다보니 무덤덤해져서
이 멋진 건축물을 보고도 감흥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유럽에 가면 그렇다.
너무 멋진 건물들이 많아서 나중엔 왠만한 것에는 무덤덤해진다.
위 사진을 끝으로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 버렸다.
판테온을 나와 이리저리 다니면서 트래비 분수에 가서 다시 또 오게 해 달라고 동전도 던지고
스페인광장에도 다시 갔다.
명품 쇼핑 거리도 걷고....그냥 발길 닿는 대로 이리 저리 다니다보니 유명한 명소들이 나타나곤 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왠만한 유명한 것들은 대충 다 훓어 본 것 같았다.
다시 본 로마는 역시나 너무 멋있었다.
유럽여행을 한달씩 두달씩 하는 것도 좋지만 짧게 일주일씩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달씩 다니면 나중엔 무덤덤해져서 멋진 것도 멋지게 안 보이지만
짧게 다녀오면 하나하나를 모두 멋지게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비행시간을 촉박하게 남겨두고 허겁지겁 공항으로 돌아왔더니
우리 비행기가 4시간이나 delay되었단다.
그래서 갑자기 시간이 너무 널럴해져 버렸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기에 물어보니 알리딸리아항공에서 비행이 delay되는 바람에
승객들이 점심을 먹을 수 없게 되자 공항 내 카페테리아로 우리를 안내하였다.
내심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식사니 근사할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카페테리아의 음식은 맛이 없었다.
카페테리아를 나와 다시 로마공항 pp라운지로 갔다.
샤워하고 싶다고 말을 하니 샤워킷을 줘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맥주를 한잔하였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pp카드다..^^*
알리딸리아 카운터에 얘기해서 이코노미석의 로얄석 비상구석으로 배정받았다.
원래 비상구석은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 승객들을 대피시키는 일을 해야 하기에
영어능통자에 건장한 남자를 앉히는 편이다.
남편은 우리한테 비상구석을 주겠냐고 했지만 일단 시도해보고 안 되면 포기하는 게 내 성격이라
보딩패스를 받으며 방긋 웃으며 비상구석을 요청하니 흔쾌히 비상구석을 주었다.
덕택에 두 다리 쭉 뻗고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로마-오사카 구간 기내식
로마공항에서 비행이 지연되는 바람에 밥을 얻어 먹고 하다보니 별로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오랫만에 밥을 보니 너무 좋았다.
알리딸리아항공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취항하지 않는데 일본에는 동경이랑 오사카 두 도시나 취항을 한다.
결국 서울의 여행 수요가 오사카보다도 못하다는 것이다.
기내에는 개인 스크린이 있었지만 한국영화라든지 한국어 자막 서비스가 되는 영화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좀 심심했고 결국 취침모드로 10시간을 보냈다.
일본 상공이다.
섬이 많아 아기자기하였다.
오사카 공항 대한항공 라운지
이날 오사카 공항에서 생쇼를 했다.
문제의 발단은 우리가 카이로에서 새벽 2시에 보딩패스를 받으며
비몽사몽간에 e-ticket을 잃어버린 것이다.
로마에서는 카이로에서 받은 보딩패스가 있었기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오사카에서 문제가 되었다.
게다가 우리는 일요일에 돌아가는 비행편을 예약하지 못하고
급하게 예약하는 바람에 좌석이 없어 월요일에 오사카에서 인천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했었다.-_-;;;;
월요일에 출근을 해야했기에 우린 기필고 일요일에 인천으로 돌아가야 되어서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항공편을 바꿔야 했다.
나리따공항에는 비행기 갈아타는 길에 대한항공 카운터가 있어 오사카에도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사카는 대한항공 카운터가 밖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입국신고를 하고 밖으로 나가서 비행기 티켓을 바꿔야 했는데
e-ticket이 없는 우리를 오사카 입국장에서 사람 취급을 해 주지 않았다.
e-ticket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그날 처음 알았다.ㅜㅜ
어쨌든 겨우 밖으로 나와 대한항공 카운터에 가서
스케줄 변경에 따른 패널티 10만원을 내고 항공편을 바꿨다.
우리 말고도 여러명의 아저씨들이 항공편을 바꾸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제일 먼저 탑승권을 얻을 수 있었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아마 내가 모닝캄회원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모닝캄회원일 경우 대기할 때 우선적으로 탑승권을 준다더니 진짜인가보다.
이렇게 해서 말 많았던 짧은 이집트 여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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