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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4.8 미동부

뉴욕 뮤지컬 솔직 후기 - 라이언 킹. 오페라의 유령

by 어항님 2022. 11. 22.

뉴욕에서 3박 4일 있는 동안 뮤지컬을 두번 봤어요.

하나는 라이언킹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페라의 유령이었습니다. 

 

 

 

 

 

<라이언킹>

 

저는 오쇼에서 예매하고 갔는데 티켓값이 성수기라 세금이랑 수수료 포함하니 인당 무려 188달러 근 20만원에 달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좀 더 땡기긴 했는데 뉴욕 여행 카페에서 보니 애들 데리고 가신 분들이 다들 라이언킹이 좋았다고 하고 지금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뮤지컬이고 영어도 쉽다고 해서 라이언킹을 예매하고 갔습니다.

신랑이 티켓 가격 듣고는 그 작은 눈이 똥그래 지며 짠순이 마누라가 왠일로 이런 걸 다 예매했나 하는 표정을 짓더군요. ㅋㅋ

그만큼 제 딴에는 진짜 큰 맘 먹고 예매한 거였어요.

좀 늦게 예약해서 좌석은 왼쪽 사이드였는데 다행히 통로 좌석이라 시야도 가리지 않고 중간 중간 배우들도 지나가고 해서 어린 아이들 있는 집이었다면 그야말로 환상이었을 것 같습니다.

 

근데 문제는.... 저녁 7시 공연이었는데 저희가 하루종일 관광하느라 돌아다니고 와서인지 자리에 앉으니 공연 시작도 전부터 졸리기 시작....ㅠㅠ

 

그날 일정이 오전에 자유의 여신상보고, 월스트리트 도보 투어 후 점심은 피터 루거에서 먹고 오후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관람. 그리고 센트럴 파크 가로 질러서 지하철 타고 와서 라이언킹 보러 갔었더랬죠....ㅎㅎ

 

 

주술사의 맑은 노랫소리는 정말 감동이었으나.....아무리 허벅지를 꼬집어도 잠이 달아나질 않았...ㅠㅠ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 TV가 틀어져 있거나 불이 켜져 있으면 절대 자지 못하는 사람인데 앞에서 그렇게 재밌는 공연을 하는데도....ㅠㅠ

재밌는 공연이었으나 리스닝이 전혀 안되는 영어 공연이었다는 게 함정이면 함정이었다는...

 

뉴욕 여행 카페에서 보니 라이언킹은 워낙 쉬운 영어라 왠만하면 다 알아듣는다던데 왜 난 왠만한 사람 축에도 못 드는지...ㅠㅠ

 

 

 

그리고 라이언킹은 초등까지는 좋아할 듯 싶은데 중딩 아들은 유치하다 하더라구요.

걘 우리보다는 리스닝이 되어 대충 알아듣는 것 같던데 별루 재미 없었다고 했어요. 

근데 저희 건너편 옆에 앉은 유치원 정도의 꼬마아이는 '세상에 이런 경이로운 일이 다 있나' 싶은 표정으로 너무 신나하면서 보더라구요. 

물론 그 아이는 미국 아이였고, 우리나라 유아들이 뽀통령 만난 표정으로 박수치고 엄청 좋아했어요. 

나중에 끝났을 때 그 아이는 앞으로 달려 나가고 아빠는 애 붙잡고... ㅋㅋㅋ

 

 

<오페라의 유령>

 

여튼 끝나는 소리가 젤 반가웠던... 돈 60만원이 그냥 날라간 라이언킹을 그렇게 허무하게 본 후 너무 아쉬워서 아들이 오페라의 유령도 보자고 하더라구요.

사실 뉴욕 첫날 오페라의 유령을 보려고 극장에 갔었는데 앞쪽 구석자리가 67불인가 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거 봤어야 했는데....

오페라의 유령은 전체적인 무대를 보는 게 좋다고 뉴욕 여행카페에서 본 것 같아 그냥 안 보고 록펠러 야경 보러 갔었어요.

라이언킹 본 다음날 다시 오페라의 유령 보러 극장에 가니 - 우드버리 다녀오느라 공연 시작하고 도착했어요ㅠㅠ- 남은 좌석이 160불인가... 여튼 말도 안 되게 비싸서 더 싼 거 없냐고 하니 스탠딩 좌석이 27불이라고 하더라구요. 음... 아들은 앉아서 보자고 궁시렁 거렸지만 저는 또 졸까봐... 그럼 돈이 넘 아까우니 27불짜리 스탠딩 좌석으로 달라고 했어요.

 

나중에 보니 스탠딩 좌석도 나음 자리가 정해져 있어요.

저희는 1층 정중앙은 아니고 살짝 왼쪽 젤 뒷자리에서 서서 보는 거였어요.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마냥 무대도 예쁘고, 배우들도 이쁘고... 의상도 이뿌더라구요.

딱 우리취향이라며 좋아했어요. 

게다가 서서 보니 다리가 아파 졸 수가 없으니 정말 감동스럽더라구요.

어쩜 저리 노래를 잘 하는지... 가사 한개도 못 알아들어도 넘 좋았어요.

 

 

 

아들은 엄마가 쓸데없이 자기 의견도 안 물어보고 라이언킹 예매해서 돈만 날렸다는 둥. 첫날 이걸 봤어야 한다고... ㅋㅋㅋㅋㅋㅋ

가서 보니 무대가 크지 않아서 첫날 67불에 구매할 수 있었던 구석진 좌석도 괜찮겠더라구요.

여튼 온가족이 서로 엄지 척을 하며 정말 감동하며 1부를 봤어요.

 

 

 

근데 다리가 너무 아팠어요.ㅠㅠ

쉬는 시간에 입구에 의자 찾아 잠시 쉰다음 다시 2부를 보러 왔어요.

다시 아픈 다리로 보고 있으니 안내하는 직원 할머니가 이리 저리 둘러보시더니 저희에게 빈자리가 저기 있으니 앉아서 보라고 배려를....

 

 

 

완전 좋은 좌석에서 앉아서 보려니 정말 고마워서 눙물이...

 

 

 

근데 것두 잠시.....

앉으니 바로 졸리기 시작하는....ㅠㅠ

 

 

이날은 하루종일 우드버리 뙤약볕에 돌아다녔거든요. 별 실속도 없이....ㅋㅋㅋㅋㅋ

 

다행히 전날 라이언킹만큼 졸지는 않고 그래도 감동은 느낄 수 있을 만큼만 졸렸다는....ㅋㅋㅋㅋ

그리고 더 다행인 건 우리 부부만 졸고 아들은 다 본 후 아주 만족해 했다는 거예요. ㅋㅋㅋ

이 녀석 집에 와서도 유투브로 오페라의 유령 찾아서 보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해요^^ 

 

결론은.. 중딩 이상이면 라이언킹보다는 다른 뮤지컬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스탠딩 좌석도 좋은 대안이라고 말씀드리며 부끄러운 어항의 뮤지컬 관람기를 마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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