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협 트래킹은 약 2시간마다 객잔(숙소)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 곳에서
화장실도 해결하고 식사나 간식을 하면 됩니다.
밥값이나 음식값은 비싸지 않습니다.
볶음밥이 약 10위안 우리돈 1800원정도 합니다.
볶음 국수는 12위안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볶음밥이나 볶음 국수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맛는 편입니다.
물은 3-4위안정도 하니깐 궂이 힘들게 바리바리 싸서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1
나시객잔은 생각보다 깔끔하며 아기자기하고 무척 이뻤습니다.
이런 곳에서 2-3일 머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보통 나시객잔에서 점심을 먹고 차마객잔이나 중도객잔에서 저녁을 먹는데
우린 이미 오후 4시간 되어서야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중도객잔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 이 이쁜 객잔의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습니다.
사진들은 남편이 갤럭시S3로 찍은건데... 갤럭시S3가 사진을 잘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ㅠㅠ
어린 마부와 의논을 하니 말을 타고 정상까지 간다면 나시객잔에서 정상까지1시간,
정상에서 차마객잔까지 2시간,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까지 1시간 반정도 걸리기 때문에
중도객잔까지 가기엔 너무 늦다 하며 차마객잔에서 자라고 합니다.
비자 컨시어지를 통해 중도객잔 예약만 안 해 놨다면 정말 차마객잔에서 머물고 싶습니다.
2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어린 마부는 나시객잔으로 물건 트럭이 도착하자 주인을 도와 물건을 옮겨 주고 있습니다.
노닥거리지 않고 환한 미소로 이웃을 돕는 모습이 너무 이뿌고 기특합니다.
나시객잔 아주머니가 내오신 볶음밥과 차를 허겁지겁 먹고 이제 어린 마부와 담판을 짓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아니면 더 이상 손님도 없을 거고... 어린 마부도 저희를 붙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꼬맹이가 휴대폰으로 220을 찍습니다.
어찌나 고심을 하고 찍는지 귀여워 죽겠습니다.
저는 휴대폰으로 160을 찍습니다.
그러자 이놈 200을 찍습니다.
그래서 제가 180을 찍습니다.
OK합니다. ㅎㅎ
300위안에서 시작된 말값은 결국 180위안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3
마부들이 저희 둘을 태우기 위해 말을 정리합니다.
저보다 몸무게가 한참 나가는 남편을 태운 말은 남편이 배낭까지 메고 있어 고생이 많습니다.
남편은 말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합니다.
어쩌겠습니까!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거운 걸 옮겨야 하는 것이 이 아이의 숙명인 것을...
4
첨 말을 탔을 땐 자세도 안 나오고 그랬는데 점점 말에 익숙해 집니다.
말을 끌고 가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그냥 오르기도 힘든 산비탈을 사람을 태우고 가려고 하니 얼마나 힘이 드는지 말이 가지 않으려고 하면
그 때마다 마부들은 말을 어르고 달래서 끌고 간다고 고생입니다.
말이 힘이 드는지 오줌을 싸는데.... 폭포수 같이 쏟아냅니다.
아.... 냄새가 장난 아니었어요.
5
나시객잔과 정상 중간에 공포의 28밴드를 알리는 상점이 있습니다.
그 곳에 도착하자 일단 내리라고 합니다.
말도 마부도 마지막 힘든 길을 가기 전에 쉬어야 하니깐요...
그렇게 한시간정도를 말을 타고 가니 드디어 정상입니다.
6
우리 모두 신이 나서 정상에서 마부들과 기념사진을 한장 박습니다.
어린 마부에게 180위안을 줬는데... 그냥 200위안 줄 걸 싶기도 했습니다.
돈을 받자 어린 마부는 뛸 듯이 기뻐합니다.
어떻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마치 설날 세배돈 받은 어린 아이같이 천진난만한 얼굴입니다.
두 마부는 이 돈을 어찌 나눌 것인가로 정신없어 우리가 Good-bye 인사를 해도 본체만체입니다.ㅋㅋ
'부디 니가 갖고 싶어하는 그 무엇을 그 돈으로 살 수 있길 바라지만... 현실은 어떨지 모르겠구나.'
7
정상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넘습니다.
얼른 내려가야 합니다.
정상에서 사진한장 대충 찍은 후 부리나케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멋진 호도협 사진을 찍기 위해 무거운 DSLR도 가져갔지만
해가 언제 질지 몰라 마음이 급해서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8
부지런히 내려가니 정상에서 1시간 반에서 두시간 걸린다는 차마객잔에 40분만에 도착합니다.
정상에서 차마객잔까지 내려가는 길은 우리나라 산 내려가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참고로 고도표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젤 뾰족한 데가 정상이고 정상과 중도 객잔 중간 즈음에 차마객잔이 있습니다.
너무 바삐 내려오다보니 힘도 들고, 또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사이 길이 그렇게 멋있다던데
이렇게 허겁지겁 가는 것보다 내일 아침에 여유있게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차마객잔에서 그냥 여장을 풀고 싶었습니다.
근데... 그넘의 비자컨시어지를 통해 예약을 해 놔서... 신용을 지키기 위해...ㅠㅠ
차마객잔에서 만난 한국인 가이드분도 중도객잔이 전망이 더 멋있다며 부지런히 가면 갈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차마객잔은 정상에서 보통 걸음으로 걸었을 때 2시간 정도의 위치라 위치적으로 무척 좋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서 오골계탕을 주문하면 김치도 나오고
다음날 아침에 그 국물로 죽을 끓여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50대 전후의 한국인 단체여행객들이 밤새 술먹고 노래 부르고 해서 분위기가 안 좋다고도 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그넘의 신용을 지키기 위해 차마객잔을 나섰습니다.
9
차마객잔에서 중도객잔 가는 길은 위 사진처럼 거의 평탄한 길이 쭉 이어집니다.
그리고 경치가 정말정말 멋집니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가히 절경이라 할 만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해지기 전에 중도객잔까지 가야해서 절경을 즐길 여유가 없습니다.
그냥 마냥 앞을 향해 전진합니다.
갑자기 서글퍼집니다.
이 멋진 경치를 이렇게 정신없이 가다니...
마치 제가 2-30대를 보낸 것처럼 말입니다.
10
거의 도착할 무렵 어둑어둑해집니다.
그리고 완전히 어두워진 후에게 겨우 중도객잔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중도객잔에 도착할 무렵 저의 모습은 ...ㅠㅠ
11
200위안으로 바가지 쓴 욕실딸린 2인실 객실의 모습입니다.
나름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긴 한데 문제는 화장실이었습니다.
따뜻한 물도 잘 안 나올뿐더러 하수구와 화장실 배수구가 같이 사용되는지 화장실 냄새가 너무 심했습니다.
12
화장실 문을 닫는다해도 냄새가 안 날 그럴 상황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이 방 창문을 열어두고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날 보니 오히려 공용화장실에는 따뜻한 물이 콸콸콸 잘 나왔습니다.
차라리 욕실 없는 방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차마객잔에만 오골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중도객잔에도 있다고 해서 오골계(약 2만원 정도가격)를 주문하고
방으로 가서 찬물로 대충 씻고 옷을 갈아 입은 후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습니다.
근데 우리 앞에 나온 오골계를 보고....ㅠㅠ
저는 아래 퍼온사진 1의 오골계탕이 나올 줄 알았는데
우리 앞에 놓인 오골계의 모습은 퍼온사진 2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화낼 기력도 없습니다. ㅋㅋㅋ
묵묵히 오골계를 먹으며 소금이 없어 갖다 달래니 소금 한사발을 갖다 줍니다.
김치는 없다고 합니다....차마객잔에 그냥 눌러 앉을걸...ㅠㅠ
탄수화물도 필요할 것 같아 볶음밥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물론 볶음밥이 훨신 더 맛있었습니다.
다리맥주도 각자 한병씩 벌컥벌컥 마십니다.
당연히 맥주맛은 가히 최고였습니다.
참고로 두 사진 모두 중도객잔의 오골계 사진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주문해야지 1번의 음식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퍼온 사진1
출처 : http://blog.naver.com/attachment12/120196403769
퍼온 사진 2
사진 출처 : http://blog.daum.net/samlee/7354132
어쨌든. 저는 한국인으로서 신용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중도객잔의 분위기는 신용따위는 그닥~~
프랑스 아저씨는 자기가 예약한 방과 다르다고 화가 잔뜩 나 있고...
예약하지 않은 것 같은 사람들이 저희 이후에도 몇팀 더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차마객잔에서 전화로... 미안하지만 밤도 어두워지고 무서워서 더 못 가겠어.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라고 해도 크게 신경 쓸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배도 채웠고. 내일부터는 더 이상 이런 고생을 없을 것이다 생각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넘 힘들어서 끙끙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침대에 전기장판이 깔려 있어 아픈 다리가 노곤노곤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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