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카르타고 유적지는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보니 하나 보고 한참 걷고,
또 하나 보고 한참 걸어서 가야했습니다.
우리는 안토니오스 목욕탕, 호화 별장, 그리고 원형 경기장까지만 보고
더 이상은 지중해의 뙤약볕에 걷기가 힘들어 택시 타고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로 향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메디나를 외쳤지만 알아듣지 못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튀니스라고만 하고 일단 튀니스로 옵니다.
지도를 구하기 위해 호텔에 가니 관광국을 찾아가라고 합니다.
보통 관광지의 호텔은 해당 지역의 지도를 갖고 있는데 역시 튀니스는 관광지는 아닌가 봅니다.
어쨌든 관광국을 찾아가서 튀니스 지도를 하나 얻으며
직원에게 관광할 만한 곳이 어딘지 물어 봅니다.
친절히 알려줬으나 리스닝에 취약한 우리는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2
여행 떠나기 전에 잠깐 인터넷으로 검색한 바에 따르면 일단 시장 구경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시장을 찾아 가며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라도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습니다.
좀 이상하게 느꼈지만 영업 시간이 아니라서 문을 닫았나 하며 시장을 찾아 갑니다.
3
어느 글에서 보니 시장은 조잡하고 살 것 없다더니 그 말이 딱 맞습니다.
별 볼 것 없는 시장을 한참 돌아다니다가 유서 깊은 모스크가 보여
구경하려고 들어가다가 '비 이슬람인은 출입 금지'라고 제지 당합니다.
4
시장엔 저렇게 작은 가게가 있었지만
우린 구경 다 하고 여유 있게 괜찮은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실 계획이라
무시하고 지나칩니다.
5
달다구리 과자들도 파네요.
6
관광지도에는 여러 관광명소가 있었으나 우린 하나도 찾아내지 못합니다.
게다가 시장은 어찌나 꼬불꼬불한지....
마지막으로 '테라스' 라는 곳을 현지인에게 물어 찾아갔습니다.
어느 카페트 가게로 데려가길래 들어가기가 무척 찜찜했어요.
구경하고 나오면서 카페트 사라고 하면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입장료 받으면 어떡하나 싶기도 했거든요.
가게 주인은 밝은 웃음으로 계단을 올라가서 구경하라고 했어요.
7
옥상에 올라가니 딴세상이 펼쳐여 있네요.
아니 뭣하러 옥상들이 이리 이뿌게들 꾸며 놨을까요?
옥상마다 각양 각색의 타일을 이용해서 예쁘게 꾸며져 있어요.
저희가 찾아간 옥상은 나중에 보니 튀니지 소개 사진에 나오는 옥상이었는데
그 땐 뭣도 모르고 사진만 몇장 찍고 서둘러 내려왔어요.
8월 한낮의 지중해 뙤약볕은 서 있기가 너무 힘들었고,
또 혹시나 모를 입장료 바가지를 피하기 위해 후다닥 내려와서
주인한데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쏜살같이 도망쳐 나왔어요.
근데 우리가 나갈 때 카페트 가게 주인은 오히려 잘 가라고 인사했어요.ㅠㅠ
아... 정말 미안하더라구요.
그들은 동양인 관광객에서 친절하게 안내해 줬는데,
배은망덕하게시리 인사도 안 하고 가는 예의 없는 관광객이 되어 버린거죠.
그렇다고 다시 찾아가서 인사하기도 그렇고....
근데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어느 블로그의 후기를 보니
현지인 중 안내해 주고 10유로 정도 요구하는 현지인도 있긴 했어요.
저 테라스는 지상(?)에서는 관광객 혼자 절대 찾아갈 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어
현지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어요.
8
시장통의 어느 집인데 문들이 참 아기자기 합니다.
이런 것 보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문화는 참으로 건조하기 짝이 없는 것 같아요.
9
튀니스의 유일한 성당이예요.
넘 더워서 들어가는 건 생략했어요.
이제부터 우리는 주린 배를 붙잡고 카페를 계속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그 어느곳에도 카페나 레스토랑 따위는 안 보입니다.
너무너무 덥고, 배도 고프고... 결국 더 이상의 관광은 포기하고
택시를 잡아타고 크루즈로 항합니다.
택시기사에게 묻습니다.
"니네 혹시 지금 라마단 기간이니?"
"응, 지금 라마단이야"
근데 이 신성한 라마단 기간에 이 놈은 관광객에게 택시 요금 바가지를 씌우려 합니다.
카르타고 유적지에서 올때보다 반밖에 안 걸리는 거리인데 택시 요금이 마구마구 올라갑니다.
도착했을때 얼마라고 우리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돈이 있음에도 없다고 하며
튀니지 남은 돈과 유로화 동전만 탈탈 털어 주고 내려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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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크루즈로 올라오니 너무너무 시원하고 좋습니다.
곧장 보라보라 뷔페로 올라가서 시원한 물도 마시고 이것저것 마구 흡입한 다음
감자튀김을 들고 내려와서 집에서 가져간 오비라거로 목을 축입니다.
이로써 별 재미도 없는 튀니지는 끝이 났네요.
다음 여행기는 지중해의 진주 '몰타'로 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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